2025년 06월 23일(월)

할머니 소원에 '미스터트롯3' 출연... "못 보고 돌아가셨다" 눈물 터진 출연자


트로트 가수 김용빈이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 출연해 자신의 음악 인생과 함께 돌아가신 할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20일 방송에서 김용빈은 7살부터 대구에서 활동을 시작한 트로트 신동 출신으로서의 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


김용빈은 "90년대 대구의 모 백화점에서 어린 나이에 노래를 잘한다는 이유로 공연 제안을 받아 활동을 시작했다"며 "다른 친구들은 4살 때 동요를 부를 때 나는 트로트를 먼저 했다. 내 인생에서는 god 선배님들보다 이미자, 나훈아 선배님들 노래를 먼저 접했다"고 회상했다.



김용빈의 음악 여정에는 할머니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그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며 "할머니는 고인이 되신 박춘석 선생님으로부터 가수 제안을 받았지만, 당시 '우리 집안에 딴따라가 나온다'는 인식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미용업을 하셨다. 할머니가 이루지 못한 꿈을 내가 대신 이뤘다"고 털어놓았다.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


중학교 1학년 때는 남인수 선생님 가요제에 출연해 대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어린 시절 KBS 휴먼 다큐 '피플 속으로'에 출연해 주목받기도 했으며, '아침마당' MC 김재원 아나운서는 "20여 년 전 가족 노래자랑에서 할머니와 함께 출연했던 올망졸망했던 모습을 그대로 기억한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트로트 신동으로 주목받았던 김용빈은 변성기와 함께 오랜 공황장애로 7년간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어릴 때는 그냥 노래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이 생겼다"며 "완벽주의 성격 탓에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공황장애가 왔고, 7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만 있었다"고 고백했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참가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떨어지면 자존심이 상하고 또 상처받을까 봐, 떨어지게 되면 숨어버릴까 봐 안 나갔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트롯3' 참가는 오로지 할머니의 소원 때문이었다. 김용빈은 "할머니가 계속 나가라고 하셨지만 거절했는데, '마지막 소원이다.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


한 번만 미스터트롯에 나가면 어떻겠니?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라고 하셔서 참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김용빈의 방송 출연을 보지 못하고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연습하느라 대구에 자주 가지 못했는데, 할머니는 마지막 호흡기를 꽂고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해 7시간을 버티셨다"며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눈물을 흘리신 후 숨을 거두셨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에 김용빈은 "여기 할머니랑 같이 '아침마당'에 나와 노래한 것도 갑자기 생각나고, 잘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며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향한 영상편지를 남기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