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생리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이런 이유' 있었다


임신 중이거나 생리 기간에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증상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른바 '임신기 치은염'과 '월경성 치은염'으로 불리는 이 현상은 여성의 약 3분의 1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한 구강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헬스조선은 '월경성 치은염' 증상을 경험할 때 필요한 관리법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치은염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 질환이다. 일반적인 치은염은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로 인해 발생하지만, 임신이나 월경 기간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증상이 더 쉽게, 더 심하게 나타난다. 


드림분당예치과병원 전승준 원장은 헬스조선에 "이 시기에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이 급증하면서 잇몸 조직의 혈류량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혈관 충혈과 부기가 더해져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잇몸이 선홍색으로 붓고 통증이 동반되며, 칫솔질을 할 때 쉽게 피가 난다.


월경성 치은염은 보통 월경 1주일 전부터 나타나 월경이 시작되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임신기 치은염은 임신 2~3개월경에 시작돼 8개월경까지 악화하다가 9개월경부터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치조골(치아를 지지하는 뼈)까지 번져 치주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치주염이 발생하면 치아 흔들림, 심한 입 냄새, 잇몸 퇴축으로 인한 치아 뿌리 노출, 씹는 힘의 저하 및 통증, 심한 경우 치아 탈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치주염이 심장병이나 뇌 질환 등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구강 내 세균이 혈류를 타고 온몸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는 치과 치료가 태아에게 해로울까 걱정하여 치과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전승준 원장은 "임신 중기(4~7개월)에는 대부분의 치과 치료가 가능하며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오히려 치은염을 방치하면 치주염으로 악화해 세균이 태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임신 초기(1~3개월)와 말기(8~10개월)에는 치료 자체보다 치료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유산이나 조산의 간접적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케일링과 같은 기본적인 치료는 임신 시기와 관계없이 받을 수 있으므로, 과도한 걱정보다는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스케일링과 필요한 치료를 받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신 중이거나 생리 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치아 관리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구강 관리 습관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승준 원장은 "구강 관리의 주된 목적은 식사 후 남은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라며 "피가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드럽고 정확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작은 음식물 찌꺼기 하나에도 수천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비싼 치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먼저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치은염이 반복된다면 치과에서 전문가에게 칫솔질 교육을 받는 것도 권장된다.


칫솔질만으로는 치아 사이의 음식물이나 치태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치실, 워터픽, 치간칫솔 등 보조 도구를 함께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울대치의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과 함께 치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칫솔질만 하는 사람보다 치은염과 치주염 유병률이 각각 30%, 44% 낮았다. 단, 치간칫솔은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 원장은 "치주 질환 등으로 잇몸이 내려가고 치아 사이에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긴 경우에만 치간칫솔을 써야 한다"며 "건강한 잇몸에 억지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잇몸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처방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 입덧이나 구토로 양치가 힘들다면, 향이 약한 치약을 선택하고, 평소보다 작은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