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2)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을 앞두고 강한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UEFA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북런던 입성 10년 차를 맞은 소회, 그리고 UEL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정말 감사하다. 나보다 먼저 유럽에서 활약한 선배들의 좋은 영향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차범근, 박지성, 이영표, 기성용, 이청용 등 유럽 무대를 개척한 선배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는 "차범근을 비롯한 여러 선배님과 비교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이번엔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손흥민은 "그때 느낀 실망감은 여전하다. 극복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면서도 "리버풀전 패배에서 확실히 배웠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EL 결승에선 더욱 굳건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EPL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애스턴 빌라전에서 0-2로 완패하며 시즌 21패째(11승 5무)를 당했고, 1992년 EPL 출범 이후 단일 시즌 리그 최다패 구단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올 시즌 공식전 25패를 기록해 1991-1992시즌 이후 33년 만에 구단의 한 시즌 공식전 최다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손흥민은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리그 성적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다만 우리가 이번 시즌을 계속 '나쁜 시즌'이라고만 생각했다면 UEL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열심히 노력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번 결승전을 치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좋은 리듬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뿐"이라며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땐 어떻게 다시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 이미지·멘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유와 UEL 트로피를 놓고 다툴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손흥민은 상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면서도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항상 상대를 존중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내야 하는 게 중요하다. 맨유 선수들도 생각이 같을 것이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우린 더 큰 승리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모든 걸 다 이뤘다. 다만 딱 한 가지를 이루지 못했다"며 우승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늘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꿈을 꾸어왔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UEFA는 손흥민의 발자취를 조명하며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구단 역대 최다골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팀 공격을 이끌었고, 토트넘 올해의 선수에 3번이나 선정된 이력을 소개했다.
UEFA는 이를 "북런던에서 한국인이 보인 엄청난 활약을 상징하는 척도"라고 평가했다. 또한 토트넘 사상 최초의 비 잉글랜드인 주장으로서 손흥민의 리더십도 호평했다.
"2년 전부터 캡틴을 맡아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온 손흥민이다. 비록 올해 스퍼스는 자국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손흥민은 토트넘 입성 후 첫 우승으로 이번 시즌 마무리를 훌륭하게 매듭짓고 싶어 할 것"이라고 UE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