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이 지역'에서 1등한 후보, 7번 연속 대통령 됐다"


정치권에서 흔히 충청권을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보고 충청 지역 표심에 유독 관심을 기울이곤 한다.


실제로 충청권, 충북과 충남 지역은 지난 14대 대선부터 직전 대선까지 7회 연속으로 당선자를 정확히 예측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세종에서 이재명 후보에 졌지만 이외에 나머지 충청 지역에서 모두 승리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골목 경청투어' 이틀차인 지난 6일 오후 충남 금산군 금산로를 찾아 즉흥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5.5.6/뉴스1


충청권 중 충북 옥천군과 충남 금산군은 무려 2대 대선부터 지난 대선까지 단 한 번도 틀리지 않는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충청권 표심은 한국 정치에서 '대선 풍향계'로 불리며 선거 결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9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무선 100%, ARS,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결과, 이재명 후보는 50.2%, 김문수 35.6%, 이준석 8.7%로 집계됐다. 충청권에서는 이재명 47.2%, 김문수 36.8%였다(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가진 유세에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대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16/뉴스1(공동취재)



"충청권에서 선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일종의 '징크스'인데, 이 외에도 몇 가지 대선 '징크스'가 있어 대선을 앞두고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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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과 미국 대선은 보수-진보 집권이 항상 반대로 된다"는 징크스가 있다. 최근 1992년 빌 클린턴(민주당)과 김영삼(민주자유당), 조지 W 부시(공화당)와 김대중(민주당), 버락 오바마(민주당)와 이명박(한나라당),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문재인(민주당)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형성됐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기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 징크스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또 "국무총리 출신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여전히 유효하다. 김종필, 이회창, 이낙연, 정세균, 황교안 등 수많은 총리 출신 인사들이 대권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다. 이번에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낙마하면서 이 징크스는 다시 한번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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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기도지사 출신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징크스는 이번 선거에서 깨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후보(35대 지사)와 김문수 후보(32·33대 지사) 모두 경기도지사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이인제, 손학규, 남경필 등 경기도지사 출신들의 대선 도전은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두 후보 중 한 명의 당선이 확실시되며 징크스가 깨질 확률이 높아졌다.


"하나의 당명으로는 대선에서 한 번만 승리할 수 있다"는 속설도 이번에 깨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민주정의당이 민주자유당으로, 새정치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으로,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개명한 후에야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당명을 유지하고 있어 이 징크스 역시 깨질 것으로 점쳐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인 신분 당시 모습 / 뉴스1


앞선 대선에서 깨진 징크스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서울법대 출신은 대통령이 못 된다", "국회의원을 거치지 않은 후보는 대통령이 못 된다", "진보·보수 정권이 돌아가며 10년씩 집권한다"는 징크스를 깼다.


이러한 선거 관련 징크스들은 우연의 일치나 사회적 맥락에서 비롯된 경우로 근거가 없다. 그러나 선거 분석과 예측에 있어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해 정치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21대 대선에서는 어떤 징크스가 유지되고, 어떤 징크스가 깨질지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