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박성재 법무부장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6일 JTBC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썼던 개인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아홉 달 분량을 살핀 결과 김건희 여사 수사 때마다 박 장관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5월부터 박 장관과 통화한 횟수만 최소 15번이었다.
이는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통화 시점은 지난해 5월 4일 오전 9시 36분이다. 이날은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신속 수사를 지시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전담수사팀을 꾸린 직후 이 전 총장이 박 장관에게 '검찰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뒤에도 통화를 이어갔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2일에는 하루에만 박 장관과 한 시간 단위로 4차례 통화했으며, 다음 날인 5월 13일에는 검찰 인사가 단행됐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검사장 8명 중 6명과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 지휘부가 대거 교체됐다.
당시 이 총장은 해당 인사와 관련해 "(인사와 관련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과 박 장관의 통화 패턴은 김 여사 관련 수사의 주요 국면마다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올백 수사에서 무혐의 결론이 나온 전주 주말에도 두 차례 통화했으며, 지난해 5월 15일에는 박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이러한 통화 내역에 대해 JTBC에 장관과 대통령의 전화는 통상 할 수 있는 일"라며 "(통화와 관련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저녁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모인 멤버 중 한 명으로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