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세종대왕 나신 날' 영상에 한옥 아닌 '일본 신사' 넣은 문체부


세종대왕 나신 날 기념식 행사 영상에 일본 신사의 모습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 교수는 "어제(15일)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념해 경복궁에서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공식 행사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작한 영상이 수차례 상영됐는데, 영상 속에 일본 신사의 모습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해당 건물은 일본 국가등록유형문화재인 도쿄의 '간다 신사'로 사진이다"라면서 "또한 영상 속 또 다른 건물은 중국의 절 형상을 한 사진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문체부가 제작한 '세종대왕 나신 날' 영상에 담긴 일본 신사 / Instagram 'seokyoungduk'


서 교수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본 행사 시작 전 여러 차례 재생됐으나, 본 행사 때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에 한글과 한국어를 널리 보급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 스스로가 국내 행사에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면서 "영상을 제작한 업체를 탓하기 보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정부 기관이 더 반성해야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628돌 세종대왕 나신 날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에 앞서 15일 경복궁 흥례문 특설무대에서 열린 '세종대왕 나신 날' 첫 기념식 리허설 현장에서 일본 신사 모습이 담긴 흑백 영상이 송출돼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번 논란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영상 송출을 맡은 업체가 리허설 중 테스트 영상을 송출하는 과정에서 나온 영상"이라며 문제가 발견된 즉시 화면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SN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특히 한글 창제와 민족 문화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에서 외국 문화재가 등장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 사진 = 인사이트


이번 논란은 문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검증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특히 국가 주요 행사에서 문화적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점은 한국 문화 홍보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한편 '세종대왕 나신 날'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국가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국가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