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에 대해 "국민의짐이"이라 언급하며 또 한번 쓴소리를 쏟아냈다.
또 대선 이후 한국 정통 보수진영은 새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30여 년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DJ, 노무현 정권시절 저격수 노릇을 하던 15·16·17대 의원 시절"이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그때는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으로 저들에게 타격을 줄까만 생각했다"며 당시 야당 의원으로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일하러 들판으로 나갔다가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면 안방은 일 안 하고 빈둥거리던 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며 당시 당 내부의 실상을 비판했다.
이어 "그게 바로 이 당의 실체인 것을 2006년 4월 서울시장 경선 때 비로소 알았다"고 토로했다.
당시 홍 전 시장은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했으나 당 주류가 지원한 오세훈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그는 "그때 일하는 놈 따로, 자리 챙기는 놈 따로 있는 그런 당인 것을 알았다"며 "그런 당이란 걸 알고 혼자 속앓이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었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홍 전 시장은 "이 당의 정통 보수주의는 이회창 총재가 정계 은퇴하면서 끝났다"며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였다. 급기야 지금은 당의 정강정책 마저도 좌파정책으로 둔갑 시켜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고도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판을 갈아엎고 새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의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 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이상 한국 보수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고 일침했다.
한편, 홍 전 시장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후 탈당하고 연일 쓴소리를 내놓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홍 전 시장의 마음을 달래고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김대식 의원을 18일 하와이로 파견하기로 했다.
홍준표 전 시장의 이번 발언은 보수 진영 내부의 갈등과 노선 차이를 드러내는 것으로, 향후 보수 정당의 방향성과 정체성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직 대구시장이자 보수 진영의 중진 정치인의 이러한 비판은 국민의힘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