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尹, 계엄 후 극우 유튜버와 수차례 전화 통화했다... 나경원에게도 전화해 한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나경원 의원,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와 연이어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일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보해 검찰했고, 검찰은 이를 넘겨받아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 재판에 기록으로 제출했다.


이 통화기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과 통화했으며, 이어 나경원 의원과도 연락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5.12 / 뉴스1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22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약 1시간이 지난 시점에 추경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약 1분간 통화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 추 의원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계엄과 관련해 담화문에 있던 내용을 들었고, 여당 원내대표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짧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1.4 / 뉴스1


이어 국회가 아닌 당사에 있었던 경위에 대해 "처음에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가 출입이 어렵다고 해서 다시 당사로 장소를 바꿔 이동했고, 그 사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이라며 "직후에 다시 국회 출입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하고 국회로 갔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추 의원은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에서 여의도 당사로 변경했다가 다시 국회로 옮긴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했다"며 내란죄 고발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시간대별 상황을 공개하며 이를 반박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2025.4.30 / 뉴스1



윤 전 대통령은 추 의원과의 통화 직후 나경원 의원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나경원 의원과는 오후 11시 26분부터 약 40초간 통화했다.


나 의원은 해당 통화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무도한 입법독재, 국정마비 만행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셨고,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통화기록에는 계엄 선포와 해제를 전후해 윤 전 대통령이 박성재 법무장관, 조태열 외교장관, 김영호 통일장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차례로 통화한 내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 통화했으며,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도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주목할 만한 점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사흘 후인 지난해 12월 6일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에게 5차례 전화를 건 기록도 확인됐다는 것이다.


고씨는 유튜브 채널 '고성국TV"를 운영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앞장서 제기해온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6일 오후 4시 37~44분 사이에 고씨에게 5회 전화를 걸었으며, 나흘 후인 12월 10일 오전 11시쯤에도 고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엄 선포 2주 전인 11월 21일에도 문자와 전화를 총 4번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이 먼저 고씨에게 문자를 보냈고, 약 25분 뒤 고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했다.


이는 당시 계엄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여론 형성에 관심을 기울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 뉴스1


계엄 선포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와도 계엄 엿새 후인 12월 9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후보 측은 "대통령과 국무위원 사이의 통화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한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수단은 "수사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개별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특수단은 이번에 확보한 기록이 최근 대통령경호처 측으로부터 임의제출받으려 했던 비화폰(비밀통신용 전화) 기록과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보될 경우,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