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한국 여성 절반 "결혼보다 내 성취가 더 중요... 부부 수입은 각자"


국내 성인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결혼을 꼭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결혼보다는 자신의 성취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14일 발간한 '2024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성인 여성 90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9차 조사에서 52.9%가 '누구나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진행된 6차 조사(42%)보다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여성들의 결혼관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결혼보다는 나 자신의 성취가 더 중요하다'에 동의한 비율도 54.3%로, 6년 전(44.5%)보다 9.8%포인트 증가했다.


결혼과 관련된 다양한 인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 설문 항목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결혼을 전제하지 않아도 동거할 수 있다'는 인식은 28.4%에서 39.2%로, '결혼을 전제하지 않아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비율은 42.0%에서 50.9%로 각각 증가했다.



자녀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화했다.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에 동의한 비율은 6년 전보다 10%포인트 줄어든 60.4%로 나타났다.


'결혼하면 자녀를 일찍 갖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도 63.6%에서 58%까지 감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는 의견이 57.5%에서 66.9%로,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는 인식이 14.3%에서 24.2%로 각각 약 10%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이다.


가족 내 역할 인식 설문 항목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가족 내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도 뚜렷했다. '부부라도 수입은 각자 관리해야 한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2016년 35.6%에서 2022년 49.7%로 크게 상승했다.


'같이 사는 주택은 부부 공동명의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68.1%에서 73.2%로, '여자도 직장을 다녀야 부부관계가 평등해진다'는 인식은 50.5%에서 55.4%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남자는 직장을 갖고, 여자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힌 비율은 47.1%에서 37.6%로 9.5%포인트 하락했다.


'취학 전 자녀를 둔 주부가 일을 하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 비율도 55.1%에서 47.5%로 7.6%포인트 낮아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전통적 성별 분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감소하고, 맞벌이에 따른 수입 관리나 가사분담 등에 대해 부부간 공평성 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