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죽어서라도 딸 만나고파"... '서천 묻지마 살인' 피해 부친의 호소


일면식 없는 4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서천 묻지마 살인'의 가해자 이지현의 첫 공판이 열렸다.


피해자의 부친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딸아이를 떠올리며 이지현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3일 대전지법 홍성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34세 이지현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서천 묻지마 살인' 가해자 이지현 / 충남경찰청


이날 공판에서 이지현은 자신의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행동 조절 능력과 판단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함께 법정에 참석한 피해자의 부친 A씨를 향한 사과의 말은 일절 없었다.


법정 증인석에 앉은 A씨는 이지현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해 달라고 호소했다.


채널A


A씨는 "딸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숨이 막힌다. 사건 당시 곁에 있어 주지 못한 미안함에 죄책감이 끊임없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죽어서 딸을 만나고 싶지만, 남은 가족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해자가 몇 년 형을 받고 언젠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면, 그때 저는 이 세상에 없을 텐데 어떻게 하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엄중함을 고려해 향후 공판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며, 이지현의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7일 오전 11시께 진행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이지현은 지난 3월 2일 오후 9시 45분께 충남 서천군 사곡리의 한 인도에서 일면식 없는 40대 여성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지현은 피해 여성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으며, 범행 후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하거나 흉기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지현에 의해 살해된 피해 여성은 "운동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