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뇌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북대학교와 한국뇌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뇌의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의 주요 원인임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1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경북대 김상룡·이준영 교수, 남영표·김세환 박사와 한국뇌연구원 김재광 박사로 구성된 연구팀은 뇌 신경계의 항노화 유도를 통해 근감소증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는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신경세포가 선조체 부위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전달하는 신경회로다. 이 신경계의 퇴행은 노년기 운동기능 약화와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파킨슨병과 같은 특정 질병 모델에 제한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활용해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운동 능력 약화와 근감소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노령 생쥐 모델의 뇌 흑질에서 항노화 인자인 '시르투인3'(SIRT3)의 발현이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시르투인3는 포유류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노화 지연과 에너지 대사과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시르투인3의 발현을 높이는 유전자 전달 전략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세포 내 소기관) 기능이 활성화되고 노화 표지 단백질 발현이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더 나아가 시르투인3 발현 증가 후 생쥐의 운동 능력을 평가한 결과, 운동 기능 저하가 완화되고 골격근량이 유지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김상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경계 보호 기반 맞춤형 항노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신호전달 및 표적 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이달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