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60대가 5·18 45주년을 약 일주일 앞두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계엄군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던 그는 평생 악몽 등 후유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 45분쯤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빌라에서 김모씨(61)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찾아온 지인이 쓰러져 있던 김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 당시 17살이었던 김씨는 계엄군의 발포로 숨진 시민들의 시신을 목격한 후 분노해 시민군에 합류했다.
그는 시민군 지휘부였던 옛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켰으며,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작전을 펼치기 전날인 5월 26일 오전 10시에는 자신을 찾으러 온 어머니를 돌려보내기도 했다.
다음날인 5월 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작전 당시 김씨는 손에 총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계엄군에 붙잡힌 그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그해 10월 형 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김씨는 이후 5·18의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매년 5월이 되면 전남도청에서 목격했던 수많은 시민의 시신이 떠올랐고, 악몽에 시달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불면증과 수면 부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남 5·18민중항쟁 기동타격대 동지회장은 "김씨는 5·18진상규명에 앞장서 왔다"면서도 "하지만 평생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다 보니 육체도 무너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