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2025 인간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간개발지수(HDI)가 전년보다 한 계단 하락한 20위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0.928에서 0.937로 개선됐으나, 다른 국가들의 상승폭이 더 커 순위는 오히려 내려갔다.
지난 6일(현지시간) UNDP가 공개한 '2025 인간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HDI는 1990년 0.738에서 꾸준히 상승해 2010년과 2012년에는 12위까지 올랐으며, 최근까지 계속 최상위 국가군에 포함되어 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4.33년으로, HDI 상위국 중 홍콩(85.5년)을 제외하고 가장 길다는 사실이다.
교육 부문에서는 기대교육연수 16.62년, 평균교육연수 12.72년을 기록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GNI)은 구매력평가(PPP) 기준 4만9726달러로 평가됐다.
2023년 기준 세계 HDI 1위는 아이슬란드(0.972)가 차지했다. 아이슬란드의 기대수명은 한국보다 1.64년 짧지만, 기대교육연수와 평균교육연수는 각각 2.23년, 1.19년 더 길고, 1인당 국민소득은 6만9117달러로 한국보다 높았다.
상위권은 노르웨이(0.970), 스위스(0.970), 덴마크(0.962), 독일(0.959) 등 유럽 국가들이 대거 포진했다. 일본은 전년보다 한 계단 상승한 23위(0.925)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78위(0.797)로 전년(75위)보다 세 계단 하락했다.
UNDP는 코로나19 기간(2020~2021년)을 제외하면 인류의 삶의 질 개선 속도가 1990년 이후 3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전통적 발전 경로가 압박에 직면한 만큼 삶의 질 개선이 장기적으로 정체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단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 세계 설문조사 결과도 포함됐다.
응답자의 약 50%는 자신의 업무가 AI에 의해 자동화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 10명 중 6명은 AI로 인해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어 오히려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