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5일(수)

두상 예쁘게 만들어 준다며... 아기 머리에 270만원짜리 '교정모' 씌우는 부모들


최근 신생아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두상 교정용 헬멧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최모(38)씨는 자녀가 생후 6개월일 때 두상의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사두증'을 우려해 교정용 헬멧을 착용시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맞춤 제작이 필요한 이 헬멧의 가격은 270만원에 달했지만, 교정 시기를 놓치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생각에 구매를 결정했다.


최씨는 매체에 "사실 사두증이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주변에서 일찍 할수록 효과가 좋다는 말을 듣고 교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학적 필요성보다 미용 목적으로 두상 교정 헬멧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신생아들은 두개골이 유연해 두상의 모양이 쉽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이 시기에 헬멧을 착용하면 사두증이나 뒤통수가 납작해지는 '단두증'을 치료할 수 있다.


교정 헬멧 치료는 보통 3~6개월 사이 아기가 하루 20시간 이상 헬멧을 착용해 두상을 교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원 수 350만명의 한 맘카페에서는 교정용 헬멧 구매를 고민하는 부모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녀의 두상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헬멧 착용을 고민한다'는 내용부터 '사두 권장 수치가 아니지만 미용 목적으로 교정했다'는 경험담도 다수 공유되고 있다.


두상 교정치료는 전문의 진단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한 재활의학과 교수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데도 상담을 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미용 목적"이라며 "사실상 부모가 선택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정용 헬멧이 미용 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 위험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헬멧을 주문 제작할 수 있지만, 진단서 발급이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씨는 "헬멧을 착용하기 전 의사의 소견서를 받았지만, 대부분 써달라면 써주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정수진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생아 시기에는 두상의 크기가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에 헬멧 착용에 대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머리를 과도하게 압박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