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이 '예쁜 맛집'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한 신메뉴 출시가 아니라 Z세대 사이에서 급부상 중인 아이돌 그룹 '키키(KiiiKiii)'와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지난 28일 버거킹은 글로벌 디저트 메뉴 '킹퓨전(King Fusion)'을 국내 정식 출시하며 아이돌 그룹 키키(지유, 이솔, 수이, 하음, 키야)를 캠페인 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동시에 '킹퓨전 데뷔송'이라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캠페인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프리미엄 선데 라인업으로, 기존 제품 대비 원유 함량을 높여 더욱 크리미하고 진한 풍미의 밀크 선데에 풍부한 맛의 초코 브라우니 또는 달콤한 카라멜 버터쿠키 토핑을 더한 제품이다.
버거킹과 키키의 만남은 겉보기에 귀엽고 상큼한 콜라보처럼 보이지만 이는 치밀한 브랜딩 전략이 될 수 있다.
버거킹은 최근 '디저트 라인 확장'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버거킹 마케팅부문 이성하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Chief Marketing Officer)는 "버거킹은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춘 플랫폼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플랫폼과 디저트라인 확대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 풍성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버거킹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버거킹=햄버거'로 굳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디저트와 사이드 메뉴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버거킹 측에 따르면 '킹퓨전'은 MZ세대의 감각과 취향을 세심하게 고려해 기획됐으며, 디저트를 통한 브랜드 경험 다변화와 프리미엄 사이드 메뉴 강화 전략의 중요한 시작이 될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키키는 완벽한 캐스팅이 된다. 키키는 데뷔 초부터 MZ 사이에서 '키치함+힙함'을 무기로 인기를 끌어왔기에 비주얼 중심 소비가 중요한 디저트 카테고리와 찰떡이다.
키키와 함께 만든 '킹퓨전 데뷔송' 영상은 마치 아이돌 데뷔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연출로 브랜드 자체를 유쾌하고 트렌디하게 재해석한다. 이로써 그동안 '강렬한 맛', '킹 사이즈' 이미지에 집중돼 있던 버거킹의 이미지를 변화시켰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여성 소비자, 특히 10~20대 여성의 브랜드 인식 개선에 효과적이다. 젊은 소비자는 단순히 맛보다 '감성'과 '경험'을 중시한다. 감각적인 영상미, 음원, 함께 놀고 싶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키키와의 협업은 브랜드 충성도 확보와 SNS 내 자발적 콘텐츠 공유도 기대할 수 있다. 키키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3~4월 신인 아이돌 브랜드평판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성 있는 그룹이다.
팬덤을 통한 확산은 전통적인 광고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MZ 세대에게 도달할 수 있다.
최근 '팬덤 기반 소비'는 소비 트렌드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미 음료·뷰티 업계에서는 아이돌과 협업한 제품들이 매진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팬덤은 제품 구매뿐 아니라 콘텐츠 소비, 공유, 2차 콘텐츠 생산까지 자발적으로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누리꾼 반응도 긍정적이다. 누리꾼들은 "버거킹이 트렌디 해보이는 순간도 오네", "너무 귀엽고 키치하게 잘 뽑았다", "제품도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버거킹이 이번 캠페인으로 노리는 것은 단순히 '킹퓨전' 한 가지 제품의 히트가 아니다. 디저트 강화라는 사업 확장의 서막이자, '힙한 브랜드'로 탈바꿈하려는 이미지 전략이자, 동시에 팬덤 기반 마케팅 실험까지 모두 아우른 시도로 볼 수 있다.
킹퓨전을 통해 버거킹이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예쁜 맛집'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