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자신의 얼굴을 탕탕 내려치는 한 남성, 또 다른 남성은 세차게 움직이는 마사지 건을 얼굴에 대고 진동을 느끼는 모습이다.
틱톡에서는 이런 특이한 행동을 하는 남성들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룩스매싱' 열풍 때문이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룩스맥싱'(looksmaxxing)이라는 키워드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룩스맥싱은 'looks'(외모)와 'maxxing'(maximizing, 극대화하다)의 합성어로, 외모를 극한까지 향상시켜 이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주로 외모에 자신감이 부족한 젊은 남성들을 타깃으로 삼아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거나, 턱을 각지게 만드는 방법, '헌터 아이'(hunter eye)라 불리는 사냥감을 노리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를 갖게 되는 방법 등을 공유한다. 더 극단적인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복용, 성형수술, 심지어 다리 길이 연장 수술까지 권하기도 한다.
모두 의학적 근거가 없어 따라 하다가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단단한 망치, 병 등으로 얼굴을 두드리는 '본 스매싱(bone smashing)'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행위는 얼굴에 망치질을 한 뒤 뼈가 회복되면서 더 남성적인 형태로 재생되길 기대하는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본 스매싱은 한 남성 틱톡커가 '스킨케어 루틴'이라며 광대뼈를 망치로 때리는 영상을 게재한 이후 틱톡에 속속 등장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성형외과 전문의 프렘 트리파티 박사(Dr. Prem Tripathi)는 뉴욕포스트에 "의도적으로 얼굴뼈를 부러뜨리지 말아 달라"라면서 "부러지거나 골절된 뼈는 스스로 치유되지만 제대로 치유되지 않아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전적으로 특별히 각진 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안타깝게도 성형 전문의를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혀를 입천장에 붙이는 '뮤잉운동', '턱 운동기구' 등도 의학적 근거가 없고 실제로 턱관절을 파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런던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의 분석가 시다르트 벤카타라마크리슈난(Siddharth Venkataramakrishnan)은 "룩스맥싱 트렌드는 완벽한 몸매와 얼굴을 강조하며, 종종 인플루언서들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룩스맥싱 인플루언서들은 스킨케어 제품, 페로몬 향수, 심지어 중국산 짝퉁 시계까지 다양한 상품을 홍보하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호주의 조던 배럿(Jordan Barrett), 미국의 션 오프라이(Sean O'pry) 같은 남성적 턱을 가진 유명 모델을 우상화하며 팔로워 수를 늘려가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의 도움으로 이들의 콘텐츠는 수백만 명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벤카타라마크리슈난은 "룩스맥싱은 남성에게도 유해한 독성 외모 기준을 부추긴다"며 "할리우드 배우처럼 생기지 않으면 연애를 시도할 자격도 없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험한 트렌드가 젊은 남성들의 신체 이미지 장애와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심리학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이상적인 외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청소년과 청년들의 신체 불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룩스맥싱과 같은 극단적인 외모 개선 방법에 대한 정보는 건강하지 못한 신체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