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대선 출마' 선언한 전광훈... 기자들이 '송곳' 질문하자 "이 기자 끌어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의 질문을 거부하며 고성과 막말을 퍼부어 현장이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는 "메이저 언론사의 질문만 받겠다", "당신은 범죄인이야", "이 기자 끌어내", "내가 여기 주인공이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전광훈 목사 / 뉴스1


특정 언론인을 지목해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한 뒤, 해당 기자를 강제로 퇴장시키려 하며 회견장은 거센 항의와 실랑이로 얼룩졌다.


전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보수를 새롭게 재건하기 위해 6·4 조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아 2028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논란은 질의응답 도중 불거졌다. 인터넷 언론 '뉴탐사' 권지연 기자가 질문권을 얻자, 전 목사는 "아니야, 아니야. 권지연이죠?"라며 즉각 질문을 거부했다. 


과거 자신을 고발한 기자라는 이유였다. 이어 "메이저 언론부터 질문하라. 메이저 없냐"고 외치며 해당 기자의 퇴장을 지시했다.


권 기자가 "질문은 모두 받겠다고 해놓고 왜 저만 배제하느냐"고 따지자 전 목사는 "헛소리하지 마라. 권지연 질문은 받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기자가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 반박하자, 전 목사는 "당신은 범죄인"이라며 노골적인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뉴스1


권 기자는 수년 간 전 목사 관련 의혹을 취재해 온 탐사보도 기자로, 뉴탐사는 시민 언론으로서 공익 중심 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전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임에도 출마 자격을 묻는 질문에 "무죄 받은 사건도 많다", "문자는 사무원이 보냈고 나는 사랑으로 책임졌다"는 등 핵심을 비껴간 답변을 이어갔다. 이어 "선거법 위반은 무효이며 나는 출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실제로 전 목사는 2019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공직선거법에 따라 형 확정 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또한 뉴스앤조이 안디도 기자가 질문권을 얻자 전 목사는 "여기도 메이저 아니잖아요. 예의를 지켜라"고 말하며 또다시 언론사를 가려 질문을 차단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 있던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은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언론을 차별하는 행태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전 목사는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전 목사는 이날 회견에서 헌정·정치제도 개혁, 선거·사법개혁, 외교·안보, 통일 정책 등 25개 항목의 공약을 제시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막말과 언론 배제 논란, 피선거권 박탈 상태라는 결정적 결격 사유로 인해 그의 출마는 현실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