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에서 열린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 개막식에서 일부 선수단에 제공된 도시락이 '내용물 실종' 수준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비싼 가격에 비해 턱없이 부실한 식사가 제공됐다는 비판이 행사 당일부터 잇따르고 있다.
충주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개막식에는 도내 11개 시·군에서 온 선수단과 관계자 약 1,4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일부에게는 1인당 1만 2천 원 상당의 도시락이 지급됐다. 납품을 맡은 A 업체는 충주에 사업장을 둔 업체로, 현지 행사와 연계된 납품 구조였다.
하지만 정작 도시락의 실물은 눈을 의심케 했다. 풋고추와 김치, 깻잎절임 등 단출한 반찬 몇 가지가 전부였고, 주된 반찬이나 단백질류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여러 선수단의 증언이다. 도시락을 받아든 이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편의점 도시락이 낫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도시락을 납품한 A 업체는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업체 측은 "예상보다 많은 수량이 몰리며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며 "도시락값은 절반만 받겠다"고 밝혔다.
도시락 납품을 조율한 충주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개최지로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불편을 겪은 선수단에게는 현장에서 간식과 음료를 긴급 지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해명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절반만 받겠다'는 해명에 대해선 오히려 비아냥이 더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그 절반이 재료비라면, 다른 도시락 업체는 어떻게 영업하냐", "이게 혹시 리베이트를 염두에 둔 단가 책정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부실 도시락 사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단숨에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무료 급식도 이렇게까지는 안 준다"며 도시락 사진을 공유했고, 해당 게시물은 순식간에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편의점 도시락을 대량 구매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었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잇따랐다.
행사의 개최지였던 충주시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부 누리꾼은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찾아가 "충주맨은 뭐 하냐", "시 차원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장애인 체육대회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이번 논란은 도시락 한 끼에 대한 문제를 넘어, 공공행사 기획과 집행의 기초가 얼마나 허술하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관계 기관의 사후 조치 여부와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