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그땐 자유가 좋았는데"... 어느새 50대가 된 '딩크족' 공무원 여성의 후회


최근 한 중년 여성이 자녀를 두지 않고 부부끼리 인생을 즐기는 '딩크족'의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한 회한을 토로한 글이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글은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회한'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게시되었으며,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많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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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씨는 "나는 (19)76년생입니다"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외환위기(IMF)를 겪고 사회에 나와 2002년 월드컵의 열기를 거리에서 느꼈던 청춘이었다고 회상했다. 결혼 후 신혼 초에는 마치 드라마처럼 살았다고 말했다.


A씨는 맞벌이를 하며 '둘이 벌어 둘이 쓰는 삶'을 당당하게 선택했다고 밝혔다. 애초에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던 이유는 IMF를 겪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것의 무거움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와 그의 배우자는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고 기념일마다 호텔에서 묵으며 서로를 챙겼다. 퇴근 후에는 문화센터에서 와인 클래스를 듣고 서점을 가는 등 취미와 문화생활을 만끽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러나 나이가 50줄로 접어들면서 후회가 밀려왔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지금도 주말은 나름 바쁘다"며 요가, 맛집 탐방,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활발히 지내고 있다고 했다. SNS에 사진을 올리면 긍정적인 댓글도 달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잘'이 '텅 빈 잘' 같다는 공허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모임이 끝나고 친구들이 자녀를 데리러 가거나 딸과 소통할 때, 자신은 혼자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게 된다고 했다. 누군가의 '엄마'였던 적도 없고, 누군가의 '걱정'이었던 적도 없다는 점에서 공허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최근 생일에는 조카가 단체방에 간단한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A씨는 자유로운 삶이 좋았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책임지는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다는 것이 마음 깊숙이 아릿하게 남는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남은 삶을 공허하게 지내면 되는 거다", "혼자 남았을 경우가 두렵긴 하다", "모든 선택은 장단점이 있다", "동물보다 자식은 축복이고 행복이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혼인 신고를 한 지 5년 이내의 초혼 신혼부부 중 딩크족 비율은 28.7%로, 이는 2015년 18.0%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