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재판 중 졸다 책상에 닿을 정도로 고개 숙인 尹... 막판 6분 마이크 잡더니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피고인석 모습이 처음으로 언론에 포착됐다. 


구속 상태에서 법정에 선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침묵을 유지했고, 졸음에 고개를 숙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난 21일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2차 공판에 참석했다. 그는 탄핵심판 당시와 같은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구속 피고인 전용 대기실을 통해 입정했다. 안전을 고려해 일반 방청객과는 동선을 달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이날 재판은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을 상대로 한 반대신문이 중심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서며 변호인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피고인석에 앉았고, 재판부 입정 시에는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1차 공판에서 직접 93분간 변론했던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엔 침묵을 택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종종 눈을 감았고, 꾸벅꾸벅 졸던 그는 급기야 고개가 책상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깊이 숙이기도 했다. 


그는 눈가를 문지르거나, 옆자리 윤갑근 변호사와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제외하면 큰 움직임 없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뉴스1


재판 후반부, 검찰과 변호인이 향후 증인신문 순서를 두고 이견을 보이자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계엄은 본질적으로 법적 수단일 뿐이며, 가치 중립적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칼로 요리를 할 수도, 나무를 벨 수도, 사람을 해할 수도 있는 것처럼 계엄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평가돼야 한다"며 "단순히 계엄을 준비했다고 내란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신청한 38명의 증인 대부분에 대해 "본질과 무관하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당시 내란 계획과 인식을 공유한 고위 인사들을 먼저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뉴스1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검증도 함께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을 오는 5월 12일로 지정했다. 이어 5월 19일과 26일에도 공판을 열어 2주 3회 집중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12일 열릴 3차 공판에서는 박정환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육사 49기·준장) 등 검찰 측 증인 2인에 대한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