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20일(일)

윤여정, 23년 만에 첫째 아들 동성애자 '커밍아웃' 공개... "뉴욕서 결혼해"


배우 윤여정이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The Wedding Banquet)'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첫째 아들의 동성애자 커밍아웃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제 첫째 아들은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영화 속 캐릭터에 공감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나라로 전혀 개방적이지 않다"며 "그래서 이 역할은 제게 아주 개인적인 의미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배우 윤여정 / 뉴스1


그가 출연한 영화 '결혼 피로연'은 미국 이민자들인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을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윤여정을 비롯해 한기찬, 릴리 글래드스톤, 켈리 마리 트란, 조안 첸 등이 출연하며, 1993년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의 작품을 한국계 미국 감독 앤드류 안이 리메이크했다.



윤여정은 인터뷰에서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을 당시, 저는 그곳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것은 2011년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왔다"며 "고향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직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라는 솔직한 고백과 함께 윤여정은 "한국에서 동성애자 자녀를 둔 부모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영화 '결혼 피로연'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영화 속 그의 연기에도 반영됐다. 윤여정은 "영화 속에서 손자에게 하는 대사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나눈 뒤 감독과 함께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동성애자인 손주에게 "(네가 누구든) 너는 내 손자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에 대해 "그건 실제 제 삶에서 나온 말이고 그걸 영화에 넣었다. 그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GettyimagesKorea


오스카 수상 배우로서 그의 발언은 성소수자 가족을 둔 부모들에게 용기와 지지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여정은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으며, 1987년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