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곳곳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비바람이 부는 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늘 갈리는 논쟁거리가 있다. 바로 비 오는 날 배달을 시키는 행동이 민폐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난제(?)에 실제 배달 기사들이 내놓은 명쾌한 답변이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민폐'라는 누리꾼들은 "우비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배달기사분들 보니 걱정이 되더라.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 지나", "비 오는 날 본인이 나가기 귀찮고 힘드니 배달기사를 위험에 빠뜨리나", "배달기사 상당수가 학생이다. 배달 안 되게 정했으면 좋겠다" 등 대부분 배달기사의 안전을 걱정했다.
반면에 '민폐가 아니다'라는 누리꾼들은 "배달료 내는데 뭐가 민폐냐", "날씨가 궂으면 추가금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 시켜주는 게 도움이 된다", "오히려 저분들은 이런 날이라도 생활비를 버는 게 더 중요한 분들이다", "진짜 위험할 것 같으면 알아서 콜을 안 받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배달 기사들은 대부분 '민폐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배달기사는 "비 오면 배달하지 말라는 X들 때문에 콜이 없다. 비올 때 배달하면서 먹고사는 게 배달기사 인생인데 도대체 왜 미안한지 모르겠다. 무슨 정규직도 아니고"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배달기사는 "비 오는 날 배달 시키면 주문 단가가 오르기 때문에 많이 주문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기사가 빗길에 사고라도 나면 죄책감이 든다는 누리꾼의 말에 "사고 난 라이더 분은 안타깝지만 그분도 위험을 불사하고 나온 것 아닌가"라면서 "대신 재배달 라이더가 온다. 비용은 따로 청구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24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배달 유튜버 '배달배'도 이에 대해 "비 오는 날에는 기사님들이 억지로라도 나오려고 한다. 배달을 많이 시켜주시면 좋다"라면서 "'기사님들의 안전을 위해서 배달 안 시켜야지'라고 한다면 '기장님들의 안전을 위해서 해외여행 안 가겠다', '주문하면 안 되겠다 사장님 요리하면 고생해서' (하지 않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나라 경제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 계속 소비를 해주셔야 한다. 절대 미안하다는 생각하지 말아달라"라고 강조했다.
배달 플랫폼 소속 라이더들은 건당 수수료 형태로 보수를 받으며, 주급으로 지급된다.
건당 수수료는 지역, 시간, 거리, 날씨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 배달 거리를 초과하거나 심야 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배달을 시킬 경우, 악천후(비, 눈) 시, 프로모션 등에 의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이, 멀리 배달해야 한다.
물론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배달로 생활비를 버는 라이더들에게는 한 건이라도 더 배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 온다는 이유로 배달을 하지 않으면 이들의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21년 비가 오는 날 배달을 시켰다는 이유로 일부러 콜라를 흔들어 손님에게 전달을 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게재한 배달 기사가 공분을 샀다.
당시 누리꾼들은 "수수료는 받고 싶고 비 맞으며 배달은 하기 싫나", "빗길에 다칠 게 걱정됐다면 콜을 받지 말았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