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쌀값이 급등하면서 한국을 방문해 쌀을 구매해 가는 일본인 관광객의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한 일본인 중년 주부 A씨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 여행 중 마트에서 쌀을 구매해 귀국한 경험을 공유했다.
A씨는 필리핀 세부 여행 후 한국을 경유하면서 백미 4kg과 현미 5kg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서울에서의 미션은 쌀을 사서 돌아가는 것"이라며 "일본에서 쌀이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 온 김에 쌀을 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쌀 10kg이 약 8000엔(약 8만원)인 반면 한국은 3000엔(약 3만원) 수준으로, 가격 차이가 2.7배에 달한다.
해외에서 쌀을 구매해 일본으로 반입하기 위해서는 검역 절차가 필요하다. A씨는 인천국제공항 내 동물식물수출검역실에서 필요한 서류를 작성했다. 검역 담당자는 일본 주소 확인 후 수출식물검역증명서를 발급했다.
전체 검역 절차는 약 30분이 소요됐다고 한다.
A씨는 "검역 절차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쌀을 운반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쌀이 무거워서 근육 트레이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으로 쌀을 무사히 반입한 사진을 공유하며 "최근 일본인들 사이에서 해외 쌀 구매가 비교적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쌀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소매상의 쌀 5kg 평균 가격은 4206엔(약 4만 2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0엔(약 100원) 상승한 것으로, 1년 전 가격의 2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일본의 쌀값은 13주 연속 상승세다. 현재 가격은 농림수산성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두 차례나 방출했음에도 쌀값을 안정화시키지 못하자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은 9일 "비축미 입찰을 오는 7월까지 매달 실시하겠다. 이달 하순에 10만t을 추가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에만 2차례 입찰을 통해 약 21만t의 비축미를 방출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쌀 가격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추가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