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민들 앞에 자연스레 모습을 드러냈다. 퇴임 이후 첫 외출 장면이 TV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3일 JTBC 뉴스룸은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거주하는 아크로비스타는 고급 주거·상업 복합단지로, 윤 전 대통령 자택이 위치한 곳이다.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으로 돌아온 이후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은 평소 자주 입던 남색 패딩 점퍼를 착용했고, 운동화를 신은 편안한 차림이었다. 머리는 단정히 정돈된 모습이었다. 그의 주변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경호원 5명이 동행했다. 취재진과 마주쳤음에도 별다른 제지 없이 비교적 자연스러운 동선이 이어졌다.
TV 카메라에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 전 대통령 뒤를 따르며 전화를 하는 모습도 잡혔다. 김 차장은 인근에 있던 한 노년 여성을 데리고 나왔다가 다시 윤 전 대통령이 머무는 사무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초유의 파면으로 전직 대통령 예우 대부분이 박탈됐지만, 경호·경비는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과 동일하게 제공된다. 40명 규모의 전담 경호팀이 꾸려졌으며, 3급 경호부장이 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외부 활동 시 동선을 점검하고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시민 접촉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한 상인은 "경호원에게 '대통령과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마주쳤을 때 직접 여쭤보면 아마 찍어주실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향후 정치적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기에 앞서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국민과 함께 꿈꿔온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지난겨울 많은 국민과 청년들이 한남동 관저 앞에 모여 자유와 주권 수호를 외쳤던 열의를 기억한다"며 "2년 반 동안 국가 정상들과 만나 국익과 안보를 위해 일했던 시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관저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남긴 마지막 당부도 화제가 됐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 발전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위해 일해왔으며, 비상조치 이후 미래 세대가 자유와 주권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된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