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초반 예상 밖의 부진을 겪고 있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받았지만, 16경기 만에 리그 최하위인 10위로 추락했다.
개막전부터 MVP 김도영이 부상으로 쓰러진 뒤 주축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SSG 랜더스와의 경기는 봄비로 인해 취소됐다.
같은 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는 키움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를 6대 2로 제압했다.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는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고, 주장 송성문은 3출루 3타점 맹활약 했다.
이 승리로 키움은 7승 11패(승률 .389), 패한 한화 역시 같은 승패와 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날 LG 트윈스에 0-4로 완패한 두산 베어스도 4연패 수렁에 빠지며 같은 성적을 기록했고, 세 팀 모두 공동 7위에 자리하게 됐다.
반면 KIA는 이날 경기가 취소되며 6승 10패(승률 .353)로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려 최하위인 10위로 떨어졌다. 시즌 들어 첫 10위 추락이다.
게다가 이날 또 한 명의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KIA는 좌완 불펜 곽도규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오는 14일 서울 병원에서 재검진 예정이다.
곽도규는 지난해 71경기에 출전해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팀 불펜의 핵심 역할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나와 2차례 구원승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듯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으로 고전하다가 부상까지 당했다.
KIA의 부상 악몽은 개막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고, 이어 박찬호(무릎), 김선빈(종아리)도 차례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여기에 곽도규까지 이탈하면서 투타 전력이 한층 더 약화된 상황이다.
그나마 박찬호는 지난 5일 1군에 복귀했다. 김도영은 오는 14일 재검진 후 회복 상태가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으면 퓨처스리그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문제는 전력 공백을 메워줄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선발진의 양현종은 4경기 3패 평균자책점 6.64, 윤영철은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24.00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타선에선 42세 베테랑 최형우가 유일한 3할 타자다. 나성범(4홈런 12타점)과 위즈덤(5홈런 10타점)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타율은 각각 2할대 중반에 그친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시즌 초반부터 KIA는 위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