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47만원"... 청년 위한 임대 주택, 현실은 '229:1' 경쟁률로 바늘구멍


주변 시세보다 30~80% 낮아 청년들의 수요가 폭발하는 공공 임대주택의 치열한 경쟁률이 눈길을 끈다.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난 9일까지 전국에서 무주택 청년·신혼·신생아 가구를 대상으로 모집한 매입임대주택(1차) 3093가구에 총 11만 8796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38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쟁률은 2023년 54대 1에서 지난해 122대 1로 상승했고, 올해는 무려 229대 1까지 치솟았으며 신청자 수도 지난해 4만 6000여 명에서 올해 6만 5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도시형생활주택은 단 1가구 모집에 1250명이 몰리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이 주택은 전용면적 39㎡에 월 임대료(보증금 100만 원)가 68만 원 수준이다.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 역시 전용 24㎡ 규모로 월 임대료(보증 100만 원)가 47만 원인데, 1가구 모집에 1250명이 신청했다.


공공 매입임대 경쟁률이 치열해진 주요 원인은 전·월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 가격은 2523만 원으로 1년 전보다 7% 상승했으며, 이는 2022년 11월 관련 통계 개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내년 서울 공동주택 입주물량이 2만 4462가구로 올해(4만 6710가구)보다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어 전·월세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그러나 올해 청년·신혼·신생아 가구 대상 매입임대(1차) 공급 물량은 286가구로 2년 전보다 60% 이상 감소했다. 이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추진한 '원가 이하' 매입 산정 체계로 인해 2023년 매입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매입량은 4610가구로 목표 물량의 23%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LH는 지난해부터 시세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매입 가격을 현실화했으며, 올해 매입 목표는 5만 가구로 설정했다. 또한 정부는 예산 한계를 고려해 민간 임대 공급 활성화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은 사업자가 확보한 분양용 공동주택 건설용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에 전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역 제안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제도도 올해 처음 도입되어 현재 대전도시공사가 시범 공모를 진행 중이며, 향후 도입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주택토지공사 본사 사옥 / 한국주택토지공사


한편 청년임대주택은 19~39세 무주택 청년이 지원할 수 있으며, 임대료는 인근 시세의 40~50% 수준이다.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입주 후 혼인 시에는 20년까지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신혼·신생아 주택은 월세형과 전세형으로 나뉘며, 소득에 따라 시세의 30~80%의 임대료만 부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