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 방지 '특별 임무' 받고 공항 발령 난 '순찰 보더콜리' (+업무 영상)


2024년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많은 이들에게 아직 생생히 기억될 만큼 충격적인 사고였다. 당시 사고 원인으로 유력하게 꼽힌 것이 새가 비행기 엔진에 부딪힌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였다. 


실제로 버드 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운항 중 가장 위험한 사고로 꼽힌다. 작은 새 한 마리로도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각국 공항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공항에서는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버드 스트라이크를 막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두 마리의 '보더콜리'다.


YouTube 'WSAZ NewsChannel 3'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있는 예거 공항(Yeager Airport)은 산 위에 위치해 있어 평소에도 조류 출몰이 잦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에 공항 측은 조류는 물론 야생동물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해 전담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이 팀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멤버가 바로 두 마리의 보더콜리 헤라클레스와 넷이다.


먼저 공항 순찰을 시작한 건 헤라클레스. 이후 2025년 2월부터는 2살짜리 후배 넷도 새롭게 합류해, 활주로를 함께 누비고 있다. 두 마리의 주요 임무는 단 하나. 새와 동물들을 활주로에서 쫓아내는 일이다.


비행기 한 대만 이륙하거나 착륙해도 바로 출동해야 하기에, 이들의 하루는 바쁘고도 고단하다.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는 새들이 낮게 날기 때문에 더 자주 출동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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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콜리들을 돌보고 있는 야생동물 전문가 크리스 카이저는 "공항은 24시간 운영되며, 밤에는 야행성 동물들도 등장한다"며 "야생동물들이 비행기의 경로를 막는 걸 방지하기 위해 두 마리가 매일 8~11km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비둘기 같은 조류뿐 아니라, 사슴, 여우, 우드척 같은 야생동물도 활동 반경에 포함된다. 넷은 원래 염소와 거위를 몰던 훈련을 받은 만큼, 이 분야(?)에서는 이미 베테랑이다.


보더콜리는 전통적으로 양을 모는 목양견으로 유명하다. 지능과 반응속도, 운동신경 모두 탁월해 '강아지계의 아이슈타인'으로 불린다. 실제로 넷은 선배 헤라클레스를 보며 임무를 빠르게 습득해, 어느새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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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이 하는 일이 단순히 활주로의 새를 쫓는 것만은 아니다. 비행 전 불안을 느끼는 탑승객이 있을 경우, 공항 측은 헤라클레스와 넷을 데리고 위로하러 가기도 한다. 그야말로 마음의 치유견 역할까지 해내는 '올라운더'인 셈이다.


또한 예거 공항은 군용기와 민간기가 함께 운용되는 특수 공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헤라클레스와 넷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역 공항에서 보고된 야생동물 충돌 사고는 무려 1만9700건에 달했다. 그러나 예거 공항은 이 두 마리 보더콜리의 활약 덕분에 무려 70%나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한국 공항에서는 사람이 순찰을 돌거나 공포탄과 폭죽, 확성기로 새를 쫓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들이 소리에 익숙해지며 효과가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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