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후 시신 유기 혐의로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겸 방송인 조형기가 연예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1일 진행된 '탤런트 연우회 정기 모임' 행사에서 MC를 맡은 조형기의 모습이 채널 '스마일 공연단'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 속 조형기는 "작년에 여기 깍두기로 온 거로고 오늘은 두 번째 총각김치로 왔습니다"라며 유쾌하게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와 보니까 작년보다는 또 올해 분위기가 나은 것 같다. 텔레비전에 나올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그러신 분들이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고 감동"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형기는 주목받지 못하는 동료 예술인들의 상황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 동요 중에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그런 노래가 있는데 이제는 동요가 아니라 우리들의 노래가 된 것 같다"라고 말해 현장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방송가의 현실을 꼬집으며 "요즘엔 애들(젊은 배우) 프로그램밖에 안 만든다. 옛날에는 실장이면 한 40, 검사면 50쯤 되는 사람을 썼다. 근데 지금은 한 스물 몇 살짜리가 검사·실장님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도 이제 점점 젊어지고 상감, 임금님은 영·정조 빼놓고는 다 애들이 한다"고 한탄했다.
조형기는 "여러분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내년에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이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조형기는 2017년 MBN 예능 프로그램 '고수의 비법 황금알' 출연을 마지막으로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 배경에는 30여 년 전 발생한 사건이 있다.
1991년 8월 3일, 조형기는 음주 운전 중 3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도로 옆 숲에 유기하고 차 안에서 잠을 잤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조형기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1993년 정부의 가석방으로 2년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음주 운전과 시신 유기'라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은 대중의 지속적인 비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그는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