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탈레반'에 비유하며 견제에 나섰다.
지난 8일 퇴임식을 앞두고 진행된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홍 시장은 "(김)문수 형은 탈레반이다. 나는 문수 형하고는 다르다.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있고 나는 유연성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반군 조직으로, 미국 등에서는 공식 '테러 조직'으로 분류된다. 아프간 파슈툰어로는 '학생'을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구하는 비타협적 극단주의 세력을 가리킬 때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홍 시장은 김 장관의 리더십 스타일을 겨냥하며 "지도자가 독선이 없으면 어떻게 지도자를 하느냐. 독선 없이 여론에 따라가는 지도자는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과 김 장관의 리더십 스타일 차이를 부각시키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홍 시장은 차기 대통령 집무실 위치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용산은 불통과 주술의 상징이 돼버렸다"며 "당연히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 그건 국격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김문수 전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대통령께선 궐위되셨고 민생은 고단하고 청년들은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의 '탈레반' 발언에 대해 김 전 장관은 "고견이니 잘 듣겠다"라고 짧게 응수했다.
한편 홍 시장과 김 전 장관은 모두 보수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두 사람의 대선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홍 시장의 발언이 대선을 앞두고 김 장관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정치인의 리더십 스타일 차이가 향후 대선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