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4500원 한양대 학식에 등장한 '투쁠 한우 갈비찜'... 1600인분 기부한 남자의 정체


지난달 말, 한양대 학생식당에서 이틀간 특별한 한 끼가 제공됐다. 메뉴는 다름 아닌 1++ 등급 한우 소갈비찜. 


값비싼 고급 식재료가 학생식당 식권 가격 그대로 제공되자, 식당 앞은 이른 시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후배들을 위한 선배의 내리사랑에 학생들은 따뜻한 박수로 화답했다.


한양대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플라자(학생복지관) 3층 학생식당에서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 특별식으로 소갈비찜이 제공됐다. 이틀간 약 1600명의 학생이 한 끼 4500원에 최고급 한우를 맛봤다.


사진=한양대학교


이 깜짝 이벤트는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에 재학 중인 남은 효성푸드빌 대표의 기부로 성사됐다. 서울 마장동에서 축산업체를 운영 중인 남 대표는 평소 "언젠가 후배들에게 좋은 고기로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뜻을 품고 있었다.



남 대표가 기부한 고기는 1++ 등급 한우 두 마리, 총 400kg 규모로 시가 약 2500만원에 달한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그는 "한우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제 자녀 또래의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고기를 한 번 먹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하루에도 열 마리 이상 손질하는 입장에서 보면 많다면 많고, 작다면 작을 수도 있는 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한양대학교


특별식 준비도 직접 참여했다. 대외협력처와 학생식당 측과 사전 회의를 거쳐 메뉴와 제공량까지 제안했다. "찜 요리를 제안했고, 인당 250g씩 넉넉하게 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는데, 학교 측이 이를 반영해 준비해줬다"고 설명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학생들이 이렇게 줄 서서 먹은 건 처음이다", "잔반 하나 없이 다 먹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남 대표는 "그 말을 듣고 아, 잘했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한우 기부는 그가 학교에 쏟아온 애정의 연장선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발전기금으로 2000만원을 쾌척하며 "장학 혜택을 받은 만큼, 학교에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말 송년회에 경품을 지원한 것도 그의 몫이었다.


사진=한양대학교


한양대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남 대표는 최근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기회가 된다면, 이번처럼 특별 식단을 통해 후배들과 다시 한 번 따뜻한 한 끼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