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회식 때 자리 비운 사이 채워진 술 몰래 버렸다가 욕 먹어 퇴사했습니다"... 20대 여성 사연


20대 후반 여성이 영세 중소기업에서 경리로 근무하며 겪은 불편한 회식 경험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식에서 술 버렸다고 욕먹고 퇴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집과 가까운 위치를 이유로 입사했으나 입사 후 여직원들이 차례로 퇴사하면서 유일한 여성 직원으로 남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A씨의 회사는 소규모 영세 기업으로, 직원들끼리 자주 식사와 술자리를 갖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입사 환영회 당시에는 다른 여직원이 함께 있어 일찍 자리를 뜰 수 있었지만 혼자 남은 후에는 회식 참여에 대한 압박을 느꼈다고 한다.


두 번의 회식을 집안일을 핑계로 빠진 후, 세 번째는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


그러나 회식 자리에서 개인적인 질문들이 이어지며 불편함을 느꼈고,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자신의 술잔에 술이 채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술자리에서 자리를 비울 때 반드시 술잔을 비우고 가는 것이 10년간 지켜온 버릇"이라며 자리를 비운 사이에 채워져 있던 술을 버렸다고 한다.


두 번째로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을 때 또 술을 버렸다가 결국 상사에게 발각되었다고 한다. A씨는 이후 술을 더 마시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며칠 후 한 남직원이 회식 당시 그녀의 태도가 회사 내에서 비판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결국 부장이 직접 찾아와 "신입 주제에 상전이냐"며 화를 내고 "개념을 챙기라"고 질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그녀는 "30대 후반~50대 초반의 남성들 사이에서 유일한 여성으로 술 마시는 것도 불편한데 이렇게 욕까지 먹으니 더 못 다니겠다"며 즉시 퇴사를 결정했다.


그녀는 "자리 비웠을 때 따라진 술을 마시면 개념 있는 것이고 버리면 개념없고 버릇없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오히려 술잔 주인이 자리 비웠는데 맘대로 술을 채우는 것이 더 못 배운 태도 같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직장 내 회식 문화와 세대 간, 성별 간 인식 차이가 드러난 이 사례는 현대 직장 문화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갈등 요소를 보여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소규모 기업에서 유일한 여성 직원으로 근무할 때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술자리 예절에 대한 서로 다른 기준이 충돌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변화하고 있으며, 개인의 의사와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성별 구성이 불균형한 직장 환경에서는 소수자의 불편함을 고려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