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잘 나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수익이 전부가 아니더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후 첫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가맹점주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28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제31기 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는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상장 회사로서의 준비 부족을 인정하며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담당하고 있는 직원에게 주총을 꼭 나가야 하냐고 물어봤다가 혼이 났다. 저는 성격상 산불 난 데 가서 밥을 해 주고 싶었다. 그 정도로 상장 회사에 대한 준비를 잘 못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백종원 대표와 강석원 공동대표, 사외이사 등이 참석했으며, 행사장은 회사가 고용한 경호 인력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 대표는 오전 9시 50분경 총회장에 도착해 10시부터 시작된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백 대표는 "상장하고 난 뒤의 주주총회는 잔칫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모든 것들이 저희가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지금 더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만 드렸다"며 "뭐라도 던지면 맞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주주분들이 아무 얘기를 하시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 대표는 상장이 처음이라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고백하며, "상장 전에 비해 더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면허증을 얻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일전에 했던 것이고, 주주총회도 이렇게 중요한지 모르고 있었다"며 상장 회사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인식 부족을 인정했다.
프랜차이즈 관리에 대해서는 "브랜드를 전개할 때 점주들의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점주와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여러 가지 계획을 잡고 있고,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마음고생을 겪고 계신 점주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가맹점의 음식 품질이 지점마다 다르다는 지적에는 "슈퍼바이저 인력도 늘려야 하고, 유통하는 제품에 대한 검증 인원도 늘려야 할 것 같다"면서도 "인원을 무작정 늘릴 경우 비용 부담이 점포에 전가될 수 있어 여러 가지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축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든 지역을 빨리 알리고, 많은 분들이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했으나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위생 등 문제가 있던 것 같다"며 "지역 단체를 서포트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고, 식약처와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백 대표는 "전문가라고 자부했지만 소통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전문 분야에 오래 몸담았던 인재를 영입하고, 정말 필요하다면 전문 경영인 영입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눈높이를 더 넓혀서 많은 의견을 듣고,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해 실망하신 점주와 주주들께 보답하겠다"며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일정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산불 현장에 내려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나, 상장 이후 주가 하락과 가맹점 수익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 대표의 이번 사과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와 가맹점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자리로, 향후 회사의 개선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