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폐업 후 3년간 방치됐던 제주 숙박업소서 주민등록 말소된 남성 시신 발견... '고독사' 추정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제주의 한 폐업 숙박업소 지하에서 심하게 부패된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어 경찰이 고독사로 추정하며 조사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14분쯤 제주시 일도동에 위치한 폐업 숙박업소 건물 지하 1층에서 "지하에 시신 있어요"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며, 신분증을 통해 확인한 결과 50대로 추정되는 A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홀로 사망한 고독사로 추정하고 있으나,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각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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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숙박업소는 1987년에 문을 열어 2006년 폐업하기 전까지 수학여행단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폐업 이후에는 빌라로 용도가 변경되었으나, 2022년부터 모든 입주민이 떠나면서 약 3년간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제주에서는 방치된 숙박시설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22일에는 제주시 오라동의 한 여관 3층 객실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지내온 70대 노인이 사망 후 5년이 지나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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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4월 12일에는 제주시 용담동의 폐업한 모텔 건물 객실 화장실에서도 70대 노인의 백골 시신이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


이 노인은 해당 모텔방에서 오랫동안 혼자 생활해왔으며, 모텔이 2021년 상반기에 폐업한 이후에도 계속 거주하다가 약 2년 반 전인 2021년 하반기에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제주시는 방치된 숙박업소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백골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잇따르자, 유사한 사건 방지를 위해 폐업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복지위기 가구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난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복지 시스템 점검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