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27년간 사형이 집행된 적 없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인 반면 미국은 질소가스, 독극물 주사, 전기의자, 총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ABC News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만 벌써 6명의 사형을 집행했고, 12명의 추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이달 20일까지 애리조나, 플로리다, 오클라호마에서 세 명의 남성이 처형될 예정이다.
올해 사형 집행을 앞둔 주는 오하이오, 테네시, 텍사스다. 다만 오하이오 주지사는 사형 날짜가 가까워질 때마다 사형 집행을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최근 집행은 지난 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 있는 브로드리버 교도소에서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Brad Sigmon, 67)에 대한 총살형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전기의자, 독극물 주사, 총살형 중 하나를 선택해 사형이 집행된다.
시그먼은 최근 동료 수감자가 독성 주사를 맞고도 20분간 사망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총살형을 택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사형된 시그먼은 2001년 당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둔기로 살해하고 여자친구에게 총을 쏘고 납치하려 한 혐의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4년 한국에서는 전 연인의 부모를 살해하고 전 연인을 8시간 동안 감금한 장모 씨가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미집행 사형수'로 남아있다.
반면 지난해 4월에는 경남 거제에서 전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해 결국 숨지게 한 가해자는 같은 해 11월 열린 1심 재판에서 겨우 징역 12년을 받았다.
이에 사형은커녕 살인에 대한 처벌 수준이 시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2019년 제기된 사형제 폐지 헌법소원은 여전히 심리 중이다. 만약 헌법소원에서 사형제의 효력이 없어지면 미집행 사형수 중 일부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국민 여론도 사형제에 긍정적이다. 한국 갤럽이 1994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한 사형제 존폐 설문조사는 항상 '사형제 유지' 입장이 과반을 차지했다.
한편 2023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는 교수형 집행 시설 점검을 지시하면서도 "(한국이) 만약 사형을 집행하게 되면 유럽연합(EU)과의 외교관계가 심각하게 단절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사형 집행 재개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지난 2013년 '울산 자매 살인사건'의 가해자로 사형을 선고받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김홍일(당시 26)이 감방에서 "20년 뒤면 나간다", "20년쯤 살면 가석방된다"라는 등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사형제도의 대안으로 대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