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의 '층간소음' 마찰을 쪽지로 평화롭게 해결한 초등학생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20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층간소음 평화롭게 해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구축 아파트 1층에 살고 있다. 이사 온 지는 약 1년 반 정도 됐고, 아파트 주민끼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로만 지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얼마 전 공실이었던 2층에 아이들을 키우는 분들이 이사를 오면서 층간소음이 시작됐다"고 덧붙여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윗집에서는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매일 '쿵쿵' 뛰어다니는 소리가 이어졌다. 계속되는 층간소음에 A씨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지만, 이웃과 괜한 마찰을 빚고 싶지 않아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A씨는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윗집 이웃에게 남긴 쪽지를 발견하게 됐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아이는 "안녕하세요 아랫층에 사는 초6인데요. 12월 30일날 전과목 총괄평가가 있어요. 어린아이가 있는 건 알겠는데요 공부하는데 계속 쿵쾅대요. 그리고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아해요"라며 층간소음 피해를 전했다.
아이는 "진짜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요 집중 좀 하게 제발 그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러그를 까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뛰지 말아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나름의 해결 방안까지 전달했다.
며칠 뒤 A씨는 2층 이웃이 남긴 답장 쪽지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웃은 "요번에 이사 온 2층 할머니예요. 아이들이 7살, 5살이다 보니 조심을 시켜도 뛸 때가 있어요. 한창 공부할 시기고 중요한 시험도 앞두고 있는데 정말 미안해요"라며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세요. (아이들에게) 슬리퍼도 신기고 최대한 조심시킬게요. 미안해요"라고 연신 사과의 말을 전했다.
A씨는 "이후로 자유분방한 아이들의 소음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조용해졌고 자제하는 느낌이 있다"며 "답장 편지를 받은 딸아이는 과자와 함께 '소음이 줄어들어 감사하다'는 답장을 다시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두 분 다 정말 좋은 이웃이다", "아이가 너무 현명하고 똑 부러진다. 위층 어른분도 진정한 어른 같다", "오랜만에 사람 냄새 나는 글을 봤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훈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