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충남도 중국과 손잡고 '돼지빌딩' 추진에...동물 복지 단체 반발 "생명 경시의 극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ras los Muros


충남도가 돼지 수십만 마리를 아파트 같은 거대 빌딩 안에서 사육하는 '양돈빌딩'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려하자 일부 동물 복지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최근 중국 양샹그룹 및 자회사인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와 업무협약을 2월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충남도는 스마트 축산단지 구축을 위해 최첨단 양돈 기술과 장비를 도입해 스마트 축산 기반을 구축하 양돈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양샹그룹,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와 공동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진행할 에정이다. 


양샹그룹은 중국에서 25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하는 대형 기업으로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양돈빌딩'을 운영하고 있다.


이 양돈빌딩은 축산 부지를 기존 방식에 비해 90% 줄이고, 대규모 돼지를 원스톱으로 사육·도축·가공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최첨단 미래형 돈사'이다.  특히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건물을 밀폐해 외부 공기를 차단하며, 출입 차량 등에 대한 완벽한 소독을 통해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고 있다. 


양돈 빌딩은 충남도가 농업·농촌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중점 추진 중인 '스마트 축산복합단지'의 모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ras los Muros

김 지사는 양돈 빌딩을 들여오기 위해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 퍼산시 난하이구에 위치한 양샹그룹의 양돈빌딩 건립 현장을 방문, 빌딩에 직접 들어가 각종 시설을 살폈다.

김 지사는 "충남은 양복 입고 출퇴근하는 스마트 축산을 추진 중"이라며 "소규모 농가를 집적·규모화하고 그 안에서 사육부터 육가공까지 원스톱으로 끝내고 분뇨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전기도 생산하는 '최첨단 축산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일부 동물복지 단체들은 양돈 빌딩 도입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동물단체 카라는 10일 논평을 내고 "돼지를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아 가둬 놓는 것은 생명 경시의 극치"라며 충남도가 도입하는 정책의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카라 측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서 양복 입고 출퇴근하는 스마트 축산'이라 호도하며 돼지복지 훼손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는 충남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사회는 돼지가 돼지답게 살 수 있는 농장을 원한다. 지금이라도 그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I 돼지빌딩이 방역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카라 측은 "(충남도는) 외부와의 '완벽한 차단'을 전제로 더 많은 돼지를 더욱 밀집해서 키워도 전염병과 악취 없이 사육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첨단 시스템을 적용해도 좁은 공간에서 몇십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면 질병 감염의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고 질병에 대한 통제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 뉴욕대 등 전문가 역시 이런 고도의 집약적 동물 사육 시설이 질병을 완벽히 차단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