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구치소서 '잠 많이 자' 더 건강해져"라는 尹... 민주당 "뻔뻔하다" 일갈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 15일 체포된 후 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2025.3.8/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직후 "구치소에서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은 내란 트라우마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내란 수괴는 구치소에서 두 다리 뻗고 숙면을 취했단 말이냐"고 격렬히 비판했다.


9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이 체포 52일 만에 석방되면서 '잠을 많이 자서 건강해졌다, 구치소도 배울 점이 많은 곳'이라며 국민이 분노할 황당한 발언을 내뱉었다"며 "국정을 유린한 결과가 감옥행이었는데도 반성과 사과는커녕 희희낙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8일)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직후 부인 김건희 여사, 정진석 비서실장,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과 관저에서 만찬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구치소도 대통령이 가보니 배울 점이 많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뉴스1



한 대변인은 "국민은 내란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걱정하며 잠 못 드는데,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은 구치소에서 숙면을 취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대통령이 구치소를 '체험 방문'이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데, 본인은 내란 수괴 혐의로 수감됐던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이 석방 후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지침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야권은 맹공을 퍼부었다.


한 대변인은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이 무슨 권한으로 대통령실을 지휘한다는 것이냐"며 "정신 차리라"고 일갈했다.


이어 "잠시 구치소를 나왔다고 기분이 좋은가. 내란 면죄부라도 받은 양 국민 앞에서 함부로 웃지 마시라"며 "국민 분노를 자극하지 말라. 다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정 최고책임자가 내란 혐의로 구속됐던 사안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적 반발이 거센 가운데 윤 대통령의 행보가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