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영국 프리미어 시사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은 디즈니가 '백설공주'의 무리한 각색에 대한 반발을 우려해 시사회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대신 엄격히 통제된 소수의 언론 행사만 진행될 예정이다.
'백설공주'는 디즈니 명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덤보', '정글북', '인어공주'와 함께 기획됐다.
백설공주는 신데렐라, 인어공주와 더불어 디즈니를 대표하는 공주 캐릭터다.
원작 애니메이션인 1937년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각색해 백설공주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본래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2023년 할리우드 작가 파업으로 연기됐다.
국내에서는 오는 19일, 영국에서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그러나 라틴계 배우 레이첼 제글러가 백설공주 역을 맡고, 제목에서 '일곱난쟁이'가 사라지면서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영국 시사회 취소는 레이첼에 대한 언론의 질문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레이첼 제글러의 과거 발언도 논란을 일으켰다.
그녀는 2022년 인터뷰에서 원작 애니메이션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백설공주와 왕자의 관계는 '말 그대로 그녀를 괴롭히는 남자'"라고 비판했다. 또한 과거 디즈니가 공주와 권력이 있는 여성을 "문제가 있는 방식으로 묘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즈니의 다양성 정책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콜롬비아와 폴란드 혼혈인 레이첼이 독일 출신인 백설공주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백설공주의 '백설(Snow White)'은 눈처럼 하얀 피부를 의미하기 때문에 과도한 각색으로 캐릭터를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반발로 지난해 12월 첫 예고 영상 공개 당시 '싫어요'가 100만개 이상 쌓였다.
이스라엘을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은 여왕 역에 갤 가돗을 캐스팅한 것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갤은 수년간 이스라엘 이익을 옹호해왔다.
레이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프리(free) 팔레스타인"이라는 태그를 하며 홍보했는데,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 캐릭터인 일곱 난쟁이를 모두 CG 처리한 부분도 논란이다. 이는 할리우드에서 일감이 한정되어 있는 왜소증 배우들의 배역을 빼앗았다는 지적이다.
디즈니가 실사판 제작에서 다양성을 이유로 원작과 맞지 않은 캐스팅을 강행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인어공주'에서도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블랙 워싱' 논란으로 글로벌 흥행에 실패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예정대로 시사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레이첼 제글러를 비롯한 주요 배우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