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평도 바닷속 꽃게밥"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제2연평해전·포격전 유족들은 이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1일 이 대표는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이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개최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아마도 12월 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밥이 됐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함께 목숨 걸고 싸워주셔서 지금 이 자리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2일 해당 발언을 "연평도 폄훼 발언"이라고 규탄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연평도가 있는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을 지역구로 둔 배준영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많은 연평도 주민과 장병들로부터, 옹진군 주민과 해경, 그리고 해병대가 모욕당했다는 항의를 받았다"며 "연평도 국회의원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대표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했다.
배 의원은 연평도에 거주하는 주민, 장병들로부터 받은 항의 문자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은혜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이기에 숭고한 넋을 기리는 날 입에 담기도 어려운 참담한 모략을 위해 나라의 슬픈 바다를 감히 끌어 쓸 수 있을까"라며 비판했다.
지난 4일 TV조선에 따르면 연평해전·포격전 유족들은 "연평도는 장병들이 목숨 걸고 지킨 민감한 군사지역인데 이 대표가 굳이 이 지역을 거론한 의도가 무엇이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제2연평해전 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 씨는 매체에 "(남편의) 얼굴 쪽이 부패해서 시신을 건져 왔다. 근데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어떤 생각이 들겠냐. 제 남편이 떠오를 것 아니냐. 41일 동안 바닷속에 있었는데"라면서 "그냥 생각 없이 얘기하신 것 같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막장 발언을 하신 게 화가 난다"라고 토로했다.
제2연평해전 故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 씨는 "왜 하필이면 연평도 바닷속 꽃게냐. 가까운 한강도, 낙동강도 있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한 병사의 유족은 TV조선에 "대권 주자라는 사람이 유족들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은 지역을 비유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두 척이 해군 경비정을 기습 공격하며 발발했다.
윤영하 소령·한상국 상사·조천형 상사·황도현 중사·서후원 중사·박동혁 병장이 전사했고 19명이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