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좋고 외모도 출중한 여성이 부모 앞에서 비혼 선언을 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누나 예쁘고 직업 좋은데 비혼 선언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우리집 그냥 가난과 서민 그 어딘가쯤"이라면서 50대인 부모도 아직 노후 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누나랑 나랑 둘 다 국가 장학금, 생활비 대출 받으면서 대학 다녔다"며 "누나는 31살인데 오래 공부하다가 천만다행히 작년에 괜찮은 공기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딸이 좋은 기업에 입사하자 부모는 내심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A씨는 "내가 봐도 외모 괜찮고 여성스럽게 생겨서 나도 누나가 당현히 결혼할 줄 알았다"면서 "근데 결혼 안 하겠다더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누나 입장에서는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해 대출금을 아직 갚고 있는 상황이고, 서른이 넘었지만 모아놓은 돈도 없을뿐더러 부모의 노후 준비도 돼 있지 않아 물려받을 것도 없는 상태여서 결혼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누나는 부모 앞에서 "비슷한 수준의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도 싫고, 더 잘난 남자 만나서 결혼하기도 싫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A씨는 "그러면서 진짜 진지하게 자기는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에 가깝다더라. 집이 평범하기만 했어도 결혼했을 거라 더라"면서 "화내면서 말하는 것도 아니고 차분하게 말하는데 부모 가슴에 대못 박는 게 저런 거구나 싶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랑 어머니 둘 다 아무 말씀도 안 하고 들어가 주무셨다. 누나한테 왜 그러냐고 했더니 언젠가 했어야 하는 말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난 모르겠다. 사실 나도 스물 끝자락인데 해외여행 한 번도 못 가봤다. 집에 생활비 50만원 드리고 있다. 나도 결혼 포기해야 하나"라고 글을 맺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나라도 저런 집에 장가가고 싶지 않을 듯. 누나가 상황 진단이 빠른 듯", "본인 기준에서 답 안 보여서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지 부모가 해준 것도 없으면서 결혼 하라 마라 하는 게 선 넘은 거다", "누나 마음이 이해 간다. 서른 넘어 새로운 사람 만날 때 집안 사정 얘기하는 게 참 힘들더라", "서울로 대학 가라고 공부 오래 하라고 누가 멱살 잡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왜 이제 와서 부모탓을 하냐. 공부 오래 했다는 것 치고는 사고가 너무 비논리적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