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이재명 "국민이 지분 30% 나누어 가지는 'K엔비디아' 만들자... 세금 의존 안해도 돼"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의 국민 참여 프로젝트인 '모두의질문Q'에서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 주제로 개최한 첫 번째 대담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AI 발전이 가지는 의미와 그것이 개인과 우리사회에 야기할 파장에 대해 전문과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뉴스1 (민주연구원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한국판 엔비디아'의 지분 구조 구상에 대해 여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 대담에서 "앞으로 도래할 인공지능(AI) 사회에 엄청난 생산성 중 일부를 공공영역이 가지고 있으면서 국민 모두가 그것을 나누는 시대도 가능하다"며 그만의 'K엔비디아' 구상을 내놨다.


특히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면, 민간이 지분을 70%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갖도록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며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공 영역에서 인공지능(AI) 사회의 생산성을 공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목표 중 하나는 모든 국민이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쓸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돈을 안 내고"라고 강조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AI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대담을 하면서 "개인이나 특정 기업이 전부 독점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상당 부분 공유하는 것이 제가 꿈꾸는 기본 사회"라고 말했다. 


또 국방 분야의 AI 활용을 언급하다가 "청년들이 왜 군대에 가서 저렇게 막사에 앉아 세월을 보내고 있나"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거의 드론 전쟁이다. 결국 다 드론, 로봇, 무인으로 갈 텐데 국방을 AI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담이 공개되자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발상이 기업 성장의 동력을 저해하는 '자해적 아이디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얼마 전 (이재명 대표가) 삼성전자 같은 기업을 6개 만들겠다는 언급을 했는데, 기업과 기술이 만드는 국가 번영의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재명의 나라'에서 삼성이든 엔비디아든 생길 수 없다"고 저격했다.


오 시장은 또한 이재명 대표의 구상이 '우클릭'으로 포장된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평가하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이번 구상에 대해 "아무리 오른쪽 깜빡이를 켜도 본질적으로 반기업적이고 반시장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IT 기업의 성장 주기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국민 지분 30%라는 발상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경우 창업 초기에는 20%의 지분을 가졌으나 IPO(기업공개) 이후 점차 희석되어 현재는 약 3.5%에 불과하다는 사례를 들며 이재명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뉴스1


같은 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구상을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그는 빅테크와 스타트업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발언이라며,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하면 창조적 파괴와 혁신, 기업가 정신이 꽃피울 수 있는 시장경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 답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초'라는 옹호가 나왔다. 공공 영역에서 AI 기술 발전과 그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보다 많은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목소리도 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