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사랑스럽기만 했던 반려묘가 점점 미워진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5년 키운 고양이가 미워요. 나 자신도 싫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인간은 변한다. 참으로 내 밑천까지 보인다. 지금도 가족이긴 하지만 5년 전만 해도 사랑스러웠던 다 늙은 나의 고양이가 더 이상 사랑스럽지가 않고 애물단지로 보인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이 들고 불쌍한 고양이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나 자신도 혐오스럽다"고 덧붙여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누군가 고양이를 입양하는 대가로 10억 원을 준다 해도 이를 거절할 만큼 고양이를 애정했다.
그는 "아이 낳고 육아하고 있는데 15년 된 고양이가 밤만 되면 몰래몰래 아이들 침대에 가서 자고, 털이랑 눈곱도 문제고, 가끔은 똥 덩어리도 아이들 이불에 떨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입냄새도 심한데 이불도 다 핥고 다니니 아이들 이불에서 냄새가 진동한다. 빨래할 생각에 짜증이 스멀스멀 난다"며 "안 그래도 힘든데 한 번씩 오줌 실수도 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한없이 사랑스러웠던 고양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상황에서 고양이의 노화로 생겨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점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A씨의 말이다.
A씨는 "식탁이나 정수기에 가서 사람 물 몰래 먹고, 변기 뚜껑도 늘 닫아놓지만, 잠깐이라도 열려있으며 그새 쪼르르 가서 변기 물을 먹고 있다"며 "애들 보기도 힘든데 고양이까지 이러니 진짜 정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속으로 '저 애물단지 XX'하면서 혐오하고 있는 나 자신도 혐오스럽다. 애 낳기 전엔 내 새끼였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애물단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나아가 그는 "예민한 상태에서 고양이가 사고 치면 '고양이 XX 오래도 사네' 이런 생각도 든다"며 "솔직히 말하면 고양이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고양이한테 못되게 하면 죽어서 지옥 갈까 봐, 고양이가 날 원망하는 게 무서워서 겉으로는 잘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가족같이 너무 아끼던 고양인데, 왜 갑자기 정이 떨어져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글을 마쳤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귀엽다고 키우고 늙었다고 이러는 건 무슨 심보냐. 부모도 애물단지 취급하시냐", "아이들이 참 좋은 걸 배우겠다", "산후 우울증 같다. 병원 다녀오시라", "원래 인간은 이기적이다. 상황에 따라 마음이 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