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의 범죄자 박제방을 운영하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6일 대구경찰청은 이날 공갈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천마혼'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텔레그램에서 '범죄와의 전쟁 시즌 3'라는 범죄자 박제방을 운영했다.
그는 해당 대화방에서 대구 수성구에서 미성년자를 고용한 보도방 등 불법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업주들에게 불법 영업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총 4,8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텔레그램 단체방을 운영하며 조직폭력배 등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거나 불법 영업 유흥업소의 정보 등을 게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MBN의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한 텔레그램 방에는 조직폭력배의 이름, 나이와 함께 그가 불법 사이트와 연관돼 구속됐다는 내용이 올라오거나, 유부남을 유혹해 교도소에 보냈다는 한 여성의 사진과 실명이 올라왔다.
이곳에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종업원, 불법 사이트 운영자 등 수십 명의 신상 정보가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해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가씨 얼굴 (올리고) '어디 가서 일하는 아가씨다' 하더라.. 가게는 두 달 동안 손님도 안 가고 아가씨(여성 종업원)들은 못 가니까 장사를 못 하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A씨가 운영하는 범죄자 박제방의 가입자 수는 3만 명이 넘는다.
주로 조직폭력배, 유흥업소,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을 표적이 됐다. A씨는 추가 폭로를 빌미로 돈을 받아 챙겼으며, 약점을 잡은 유흥업소를 싼값에 사들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명, 금액은 4,800만 원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법부가 제 역할을 못 하니 이런 일이 일어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네",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었다면 이런 사적 제재도 없었을 것", "아무리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것이라고 해도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낸 것은 엄연한 범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