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제2 도시 부산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멸종 위기: 한국 제2의 도시, 인구 재앙을 우려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산이 산과 해변, 영화 축제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 내 다른 광역시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세기 이후 무역의 중심지였던 부산은 젊은이들의 이탈로 인해 더욱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다.
부산의 인구는 1995년 이후 60만 명 감소했으며, 고령화와 서울에 대한 경제 집중화가 이러한 현상을 가속하고 있다.
FT는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부산을 공식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도시'로 분류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취업 인구와 비취업 인구 간 불균형으로 인해 도시가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FT는 부산이 20세기 대부분 동안 번창하는 무역과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현재는 젊은 세대의 엑소더스(탈출)로 고통받고 있으며, 국가 경제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는 점점 수도권의 반도체 공장 등 정교한 제품 생산과 수출에서 동력을 얻고 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도 숙련 노동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100대 기업 중 본사를 부산에 둔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이상호 고용정보서비스(KEIS) 연구원은 서울로의 중앙집권화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부산 및 다른 지역 중심 도시들이 '쇠퇴의 악순환'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FT는 전국 젊은 세대를 흡수하는 서울에서도 양호한 일자리와 교육 경쟁으로 인해 결혼과 육아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부산에서는 노동 연령 인구 감소가 훨씬 더 급격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