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계주 막판 넘어진 김길리 "언니들에게 너무 미안해"... 우는 동생 다독인 최민정


뉴스1


"언니들에게 너무 미안해요"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넘어진 김길리가 미안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인터뷰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수차례 아픔을 극복하고 정상에 우뚝 선 최민정이 후배를 따스하게 안아줬다.


지난 9일 최민정, 김길리, 김건희(성남시청), 이소연(스포츠토토)이 호흡을 맞춘 한국은 중국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16초683으로 4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마지막 코너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중국 선수와 충돌 뒤 넘어지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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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전관왕을 눈앞에서 놓친 한국은 아쉽게도 계주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김길리는 경기 후 울먹이며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섰지만 "언니들에게 미안해서"라고 울먹이며 세 번이나 말을 멈췄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른 뒤에야 겨우 인터뷰에 나선 김길리는 "저를 믿고 맡겨준 언니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며 "계주가 마지막 경기였다. 언니들과 함께 시상대 높은 곳에 오르고 싶었는데 넘어지는 바람에 같이 기쁨을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선수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대회의 모든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앞으로는 더 큰 무대가 이어지는데, 절대로 실수하지 않고 더 단단해진 김길리로 돌아오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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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눈물을 지켜본 최민정은 "나도 마지막 주자를 많이 해봐서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지켜보기 안타깝지만 지금은 위로한다고 되지도 않는다. 다만 힘든 경험을 한 만큼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주는 늘 혼자가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다. 모두가 잘한 것이고, 모두가 못한 것"이라며 후배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아시안게임 한국 역대 최다 기록인 4관왕에 도전했던 최민정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 못 했는데 매우 기쁘다"라며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점에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던 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의미가 있다"라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