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어머니는 딸이 생전 선배에게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오요안나 어머니는 "(딸에게서) 3년 동안 끊임없이 (선배 기상캐스터) A씨의 이름을 들었다"며 "안나의 주검 앞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인 오요안나의 외삼촌은 그녀가 MBC 입사 후 4개월 만에 A씨가 진행하는 방송을 대신 맡게 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방송을 두 번 펑크 내면서 오요안나가 대신 투입됐는데, 결국 그녀에게 독이 됐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몇 달 뒤, 그녀를 발탁한 팀장이 자리를 옮긴 후에 딸로부터 'A씨가 너무 힘들게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오요안나는 이후 어머니의 권유로 정신과를 찾았다. 어머니는 "A씨 때문에 힘들다고 하니까 병원에 가보라 했다"며 "(딸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신과 상담 기록에는 '회사 가면 위축되는 느낌', '회사에서 느끼는 억울함',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회사 생활' 등이 적혀 있었다.
오요안나는 오전 6시 방송을 위해 새벽에 출근해야 했고, 수면제에 의존했다고 한다. 잠이 들지 못하면 술을 마셨고, 결국 알람을 듣지 못해 방송에 지각하거나 펑크 내면서 하차하게 됐다.
어머니는 "(딸이)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 오니까 청하를 같이 마셨다"며 "정말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한 거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어머니는 또 딸이 생전에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쓰리잡'까지 뛰었다고 했다. 기상캐스터 외에도 헬스클럽 코치, 글쓰기 아르바이트, 식당 설거지 등 다양한 일을 하며 몸을 혹사시켰다고 한다.
어머니는 "왜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냐고 물었더니 '바쁘게 움직이면 수면제나 술에 의지하지 않고 잘 수 있으니까. 나 방송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BC가 진상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오요안나 어머니는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가 없다. 그런다고 내 딸이 돌아오느냐"고 말했다.
그는 "기상캐스터들이 잘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도 프리랜서니까"라며 "그냥 잘못이 있다고 느낀다면 사과했으면 좋겠다. MBC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