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6일(일)

군 제대후 2년간 일용직 전전하다 배고픔에 빵 훔친 청년 '새출발' 도와준 경찰 (영상)

JTBC '뉴스룸'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빵을 훔친 20대 청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경찰의 사연이 전해지며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6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서 25살 청년이 빵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모자를 뒤집어쓴 한 남성이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그의 손에는 택배 상자 하나가 들려있었다.


이는 해당 아파트에 배송된 '보름달 빵'이었는데, 이른 새벽 감쪽같이 사라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CCTV를 통해 이 남성의 행적을 추적한 끝에 열흘 만에 그를 붙잡았다. 범인은 건장한 25세 청년이었다.


범행을 모두 인정한 이 청년이 경찰 조사에서 한 첫 마디는 "배고파서 그랬다"라는 것이었다.


남성의 집 안에서는 쌀국수와 냉동만두, 요거트 그리고 김 몇 봉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20차례에 걸쳐 훔친 택배들로 모두 음식이었다.


박노식 청추청원경찰서 경위는 "배고파서 그랬다더라"며 "그 피해자 물건은 제로 콜라였다. (택배가) 이렇게 쌓여 있었는데 먹을 것만 가져간 거다. 태블릿도 있었는데 그건 안 가져갔다"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의 딱한 사정을 들은 경찰은 안타까운 마음에 한식뷔페로 데려가 식사를 제공했다.


박 경위는 "내 아들뻘이라 자식 같았다. 제대로 먹지도 못해 안쓰러워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 청년은 군 제대 후 2년 넘게 혼자 생활하며 일용직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운 형편에 그는 하루에 훔친 라면을 한 끼로 때우기도 했다.


끼니를 때우려 소액결제를 했지만, 요금을 내지 못해 휴대전화가 정지됐고 이에 직장을 잡기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 경위는 지인을 통해 숙식이 가능한 회사 취업을 도왔고, 이 청년은 다음 주에 첫 월급을 받게 될 예정이다.


박 경위는 "나쁜 짓과 사람은 별개로 본다"며 "죄는 미워하더라도 사람은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닌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와 인간애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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