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가 과도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정보 유출을 우려한 주요 정부 부처들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국방부는 부처 내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인정보위원회가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 관련 우려를 제기해 소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잠정적으로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도 기술적 우려로 인해 군 업무용 인터넷 PC에서 딥시크 접속을 막았다.
외교부 역시 보안성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딥시크는 저렴한 개발 비용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받았으나, 중국의 검열 정책과 정보 유출 가능성이 문제로 떠올랐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 약관에 따르면 AI 모델 학습을 위해 중국 내 서버에 이용자 입력 데이터를 수집하고 법 집행기관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서도 딥시크 사용을 지양하거나 차단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는 내부 구성원에게 "사내 업무 목적으로 딥시크 사용을 지양하라"고 공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안정성 검증이 불완전해 정보 보안과 윤리적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해당 조치는 오픈AI와의 동맹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도 카카오만큼은 아니지만 사실상 사용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2023년 당시 사내 AI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데이터 저장 가능성이 있는 AI 서비스 사용을 지양하도록 권장한다"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사내망에서 딥시크를 업무용으로 활용하지 않도록 공지하며 접속을 차단했다. 공지에서는 보안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직원 개인 PC에서도 딥시크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삼성전자와 SK,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사내 PC에서 허가되지 않은 외부 프로그램 사용은 금지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 1일 사내 업무망에 '중국 AI 서비스 딥시크 사용 금지'라는 제목의 공문을 게시했다. 원전 기술을 다루는 만큼 빠르게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세계 각국 정부는 딥시크의 위험성을 경계하며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호주, 일본, 대만, 미국 텍사스주 등은 정부 소유 기기에서의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고 이탈리아는 아예 앱 마켓에서 전면 차단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도 딥시크의 위험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