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강남경찰서장에 전화를 걸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난동을 부려 연행된 현행범들의 선처를 부탁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0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김동수 서울 강남경찰서장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 18일 저녁 10시 51분께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고 밝혔다.
이 번호 속 주인공은 자신을 윤상현 의원이라고 소개했다고.
이 대행에 따르면 윤 의원은 "서부지법에서 연행된 분들이 있는데 잘 부탁한다"고 말했고 강남서장은 "절차를 준수해 잘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8일 밤 서부지법 앞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우리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관계자와 얘기를 했다"며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부지법의 담을 넘은 뒤 체포돼 강남경찰서로 이송됐다는 한 지지자가 "윤상현 의원님이 서장이랑 통화했다고 조사받고 내보내 줄 거라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행은 당시 통화에서 윤 의원이 훈방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고, 경찰도 훈방을 약속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윤 의원이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늘 국회에 윤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윤 의원의 '훈방' 언급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5시 30분께 서울서부지법 담장을 넘어 청사로 침입한 시위대 17명을 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 19일 오전 3시 10분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부지법에 유리병과 돌, 의자 등을 투척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폭력 사태를 벌였다.
이틀간 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체포된 현행범은 90여 명에 달하며 경찰 부상자는 51명(중상 7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