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명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 '제주항공 참사'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지만 '무안공항 참사'가 맞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앞서 정부는 이번 참사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라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매일 내는 브리핑 자료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응'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정부와 국토부가 낸 이번 참사 관련 자료 중 '무안공항 참사'라는 용어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참사 초기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는 광주시와 전남도 등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이번 참사를 제주항공 참사로 명명하고 애도 글을 올렸다.
명칭이 이렇게 정해진 건 국제연합(UN)이 설립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관행과 무관하지 않다.
관행대로라면 항공사명... 일부 누리꾼들 "사고 원인은 무안공항"
이 기구는 통상 항공사와 항공편을 넣어 여객기 사고를 분류해 왔기 때문에 이번 사고 또한 원칙적으로는 '제주항공 2216편 사고'로 불러야 한다.
지난 2002년 김해공항 인근 돗대산에서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29명이 숨진 사고 역시 '김해공항 사고'가 아닌 중국국제항공(Air China) 129편 추락사고'라고 명명했다.
다만 최근 몇몇 유튜버와 누리꾼들이 이번 참사와 관련해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으니 '제주항공 참사'보다 '무안공항 참사'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이번 사고의 경우 무안공항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피해를 키웠기 때문에 '무안공항 참사'라는 용어가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용어까지 써가면서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지역 주민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을 사용해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은 '무안공항' 명칭 사용이 지역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우려하고 있다.